14살 노견의 옥상 생활, 동물 학대인가? - 초롱이 이야기
14살 된 진돗개 믹스로 추정되는 노견 초롱이는 제주도 서귀포시 한 건물 옥상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누군가 사진으로 찍었고, 그 사진은 삽시간에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초롱이는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말라 있었고, 발바닥은 발갛게 부어 있었습니다.
이를 본 사람들은 견주와의 '긴급 분리'를 요청하며 구조해달라고 했습니다.
건물 옥상의 무더위 속에서
제주 동물보호단체 쿰다는 지난 12일 제보를 받고 초롱이를 확인하러 갔습니다.
그날 한낮 온도는 30도였습니다.
초롱이가 있는 건물 옥상은 주거침입 문제로 접근할 수 없어서, 인근 건물 옥상에서 바닥 온도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바닥 온도가 52도에 달했으며, 오후 6시가 넘어서도 4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수의사 소견에 따르면, 발바닥을 40도 이상 온도에 장시간 접촉할 시 저온화상의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서귀포시청의 입장과 동물보호법의 한계
제주 서귀포시청 공무원들도 초롱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건물 옥상을 방문했습니다.
그들은 당시 기온이 28.9도였고, 옥상 그늘은 32도 정도로 측정되었습니다.
사료와 물이 제공되고 있었으며, 그늘 밑에 집이 있었습니다.
병원도 꾸준히 다니고 있어서 학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노견 초롱이는 나이가 많아 살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초롱이를 정밀 검사 가능한 병원에 데려간 결과, 악성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동물보호법의 부실한 보호 체계
현행 동물보호법 제10조는 사육 환경과 관련해 상해나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통을 유발하는 것까지 포함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어떤 동물이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받아도 학대로 간주되지 않게 만드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에 기동민 전 국회의원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 내 통과되지 못해 폐기되었습니다.
사육 환경 기준의 애매모호함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6조 제5항에 따르면, 실외에서 사육하는 경우 더위, 추위, 눈, 비 및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온도나 공간의 형태에 대한 기준이 없습니다.
이로 인해 지자체 공무원의 판단에 따라 학대 여부가 달라지는 일이 많습니다.
수의사의 의견과 경찰 수사
설채현 수의사는 초롱이의 상태를 보고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내 적정 온도는 16도에서 28도 정도로 보고 있으며,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현재 서귀포경찰서에서 동물 학대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초롱이의 발바닥 상태와 사육 환경을 증거로 제출하며,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결론과 앞으로의 방향
초롱이의 사례는 동물보호법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입니다.
열악한 사육 환경에도 불구하고, 학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의 개정이 필요하며, 구체적인 사육 환경 기준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초롱이와 같은 동물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법적 보호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