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후보의 3차 충돌: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한동훈 후보가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으로 충돌하면서 3차 ‘윤-한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한 후보가 문자 논란에 대해 “비정상적 전대 개입, 위험한 당무 개입”이라고 밝히자 대통령실이 “선거에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맞받았습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통령실이 문자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4·10총선 국면이던 1월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의혹, 3월 ‘이종섭-황상무’ 문제 해법을 둘러싼 1, 2차 충돌에 이어 김 여사 문자-전대 개입 논란으로 맞붙자 당내에선 “두 사람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목차
한동훈 후보의 입장
한 후보는 6일 “6개월 지난 시점에 문자 논란이 벌어진 것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노골적으로 내가 대표 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내게 타격을 입히고 상처를 주고 (반대) 선동을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식의 행태, 이런 식으로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대통령실을 겨냥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또 “당시 대통령실은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며 “사과가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던 내게 (사과하지 않은) 책임을 뒤집어씌운다면 사람들이 동의하겠느냐”고 했습니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한 위원장이 김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이야기를 해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대통령실의 입장
그러자 대통령실은 7일 “전당대회 선거 과정에서 일체의 개입과 간여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입장을 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나 운동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주길 각별히 당부한다”며 “대통령실은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전당대회 결과로 나타나는 당원과 국민들의 명령에 충실하게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대 개입, 당무 개입 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한 후보에게 불쾌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당내 반응
원희룡 후보도 대통령실 주장에 가세했습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을 전당대회 개입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행태는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을 흔드는 해당(害黨) 행위”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날 친윤 성향의 일부 원외당협위원장들이 한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린 뒤 기자회견을 추진하려다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한 후보는 이를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초선 의원 53명이 연판장을 돌려 나경원 후보를 낙마시킨 연판장 사태에 빗대 ‘제2의 연판장 사태’로 규정하고 “여론이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말라”며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했습니다.
한 중진 의원은 “왜 이렇게 내전을 ‘더티(지저분)’하게 해서 국민들을 짜증나고 화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결론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해 한 후보가 “내게 타격을 입히려는 선동 목적의 비정상적 전대 개입”을 주장하며 대통령실을 겨냥한 지 하루 만인 7일 대통령실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윤 대통령과 한 후보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입니다.
대통령실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한 한 후보 측과 개입 의혹에 선을 긋는 대통령실 모두 불쾌감을 드러내며 상대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이번 ‘3차 윤-한 충돌’이 4·10총선 기간에 벌어진 1, 2차 충돌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도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관계는 전당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당내에서도 김 여사 문자를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면 전대 이후 내부 분열은 물론이고 당정 관계도 회복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 의원 108명이 모인 단체대화방에서도 “이렇게 가면 안 된다. 이렇게 가다가는 당이 망한다”는 메시지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부산 지역 의원은 “추경호 원내대표가 사태를 진정할 총의를 모을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의원은 “한 후보를 죽이려고 덤볐다가 서로 죽을 판이 된 것 같다”며 “의원들 사이에서 공방이 너무 심해지는 것 아니냐, 우리 입장을 정리해서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했습니다.